준호, 낙영, 동원과의 술자리.
나이스에 오래토록 남을 것 같던 나의 퇴사는 꽤나 흥미로운 안줏거리였다.
복잡한 마음을 이해해주는 아내 덕에 모인 우리는 술잔을 기울이며 오래토록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대단한 사람들이다. 전문연구요원으로 입사했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나름대로 괜찮은 대학의 성적과 학위를 가진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그들의 학력과 총명함에 압도됐었지.
그들은 역시나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있고, 다들 가정을 꾸리며 성공한 삶을 산다.
그런데 우리들의 일그러진 시절의 아름다움은 많이 없다. 늙어버린건가.
세상엔 참 많은 회사와 많은 삶의 방식과 계급이 존재한다.
근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일까?
그냥… 대형 증권사 프론트에서 어린 나이에 가정을 꾸리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늦은 밤을 수놓은 여의도 마천루들의 불빛을 보며 모든 것이 참 대단하고 아름답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 부질 없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이뤄낸 부, 명예, 커리어는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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