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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와 코딩 에이전트(Coding Agent)가 유행하면서, 심심치 않게 “이제 SaaS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들이 들린다.
“AI가 코드 다 짜주는데, 뭣하러 비싼 돈 주고 SaaS를 쓰나요? 그냥 인하우스(In-house)로 뚝딱 만들면 되지.”
얼핏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이는 SaaS의 진짜 ‘본질’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 생각이다.
SaaS의 본질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책임 외주화’다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단순히 ‘남이 만든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업을 운영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우리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Core Business)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영역들이 있다. 결제 모듈, 사내 메신저, 이메일 발송, 모니터링 툴 같은 것들 말이다.
SaaS를 구독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능을 빌려 쓰는 게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한 유지보수, 보안, 장애 대응, 그리고 스트레스까지 전부 네가 책임져라”라며 리스크와 책임을 돈으로 외주화하는 것이다.
AI 믿고 인하우스로 끌고 들어오면 벌어지는 일
“그깟 코딩 에이전트 도입해서 우리가 직접 만들자!”
물론 AI가 훌륭한 초기 코드를 순식간에 짜줄 수는 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새벽 3시에 서버가 뻗으면 AI가 일어나서 복구해주나? 새로운 보안 취약점(CVE)이 터지면 AI가 알아서 패치해주나? 트래픽이 몰려서 스케일업이 필요할 때 아키텍처 재설계를 AI가 온전히 책임져줄까?
결국 인하우스로 끌고 들어오는 순간, 그 모든 책임과 유지보수 비용은 고스란히 내부 개발팀의 업보가 된다. 유지보수 지옥이 열리는 것이다.
오히려 비즈니스 본질을 잃게 된다
스타트업이나 기업의 최우선 과제는 ‘비즈니스 문제 해결’과 ‘고객 가치 창출’이다.
우리가 결제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인증 서버를 튜닝하느라 밤새고 있을 때, 경쟁사는 Stripe와 Auth0를 붙이고 핵심 비즈니스 로직을 고도화해서 앞으로 치고 나간다.
도구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코어 비즈니스가 아닌 것에 리소스를 낭비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AI 코딩 에이전트는 훌륭한 무기지만, 그 무기로 굳이 안 해도 될 싸움을 벌일 필요는 없다.
도구는 도구일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AI가 발전할수록 개발의 진입 장벽은 낮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사서 쓸 것인가(Build vs Buy)”에 대한 의사결정 능력이 엔지니어의 더 중요한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SaaS는 종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AI 기술을 흡수해서 더 강력해질 것이다.
본질을 잃지 말자. AI 코딩 에이전트에 취해 엉뚱한 바퀴를 재발명(Reinventing the wheel)하느라 정작 중요한 비즈니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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